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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작가님의 소설 속 싸이코에게 납치 환승 당했다 표지

 

 

1. 들어가며

 

평화롭고 고요하던 일상에 갑작스러운 균열이 가고, 그 벌어진 틈새로 소설 속 서늘한 세상이 잔인하게 비집고 들어온다면 과연 어떤 기분이 들까요? 작가 146의 대표작 <소설 속 싸이코에게 납치 환승 당했다>는 책 빙의라는 이제는 지극히 평범하고 대중적인 소재를 발판 삼아, 그 위에 광기 어린 집착과 서늘한 심리 스릴러의 향기를 아주 짙게 덧입힌 수작입니다. 하얗게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의 낭만적이고 따스한 풍경 아래 감추어진 서늘한 비극, 그리고 그 비극의 중심에서 오직 한 여자만을 유혹하고 사냥하려는 치명적인 남자 레지 엔니프 디 발렌틴. 많은 이들이 일러스트 표지에서 풍기는 기묘한 진입장벽 때문에 이 작품 속에 숨겨진 진정한 서사와 흡입력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돌아서곤 합니다. 하지만 그 장벽을 기꺼이 걷어내는 순간 마주하게 되는 '지독한 광기의 미학'은 독자를 완벽하게 매료시킵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달콤하고 간질거리는 로맨스 소설이라 정의하기엔 전반적인 분위기가 너무나 서늘하고, 잔혹한 스릴러라 부르기엔 두 사람의 감정선이 지나치게 탐미적이고 아찔하여 한 번 손에 잡으면 밤을 새우게 만드는 기묘한 마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2. 여주 분석

 

주인공 린지 샬럿 에버그린은 15년이라는 아주 긴 시간 동안 소설 속 세상에 떨어져 그곳의 인물들과 부대끼며 나름의 평온한 일상을 성실하게 일궈온 인물입니다. 그러나 가장 믿었던 약혼자에게 비참하게 배신당하고 깊은 슬픔에 젖어 있던 그녀에게 들이닥친 새로운 운명은 잔인하리만치 가혹하기만 합니다. 소설을 읽어나가는 많은 독자분들이 여주인공 린지의 행보를 바라보며 때로는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곤 합니다. 심지어 철저한 계략으로 판을 짜는 남주에 비해 상황을 계속해서 그르치는 빌런이나 발암 캐릭터처럼 느껴진다는 혹독한 평가를 내리기도 하며, 이 때문에 주변 친구에게 작품을 자신 있게 영업했다가 여주 장벽에 막혀 도중에 하차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종종 들려옵니다. 하지만 우리가 린지의 입장을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본다면, 그 '답답함'이야말로 냉혹한 소설 속 세상에서 미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그녀가 선택해야만 했던 처절한 몸부림이자, 절대적인 권력과 피할 수 없는 운명 앞에 놓인 나약한 인간의 솔직한 모습 그 자체임을 이해하게 됩니다. 레지라는 거대한 포식자가 쳐놓은 촘촘한 그물망 안에서 그녀가 내린 선택들은 사실 유일한 방어 기제였습니다. 그녀가 매 순간 온몸으로 느끼는 팽팽한 긴장감과 숨 막히는 심리적 압박감은 역설적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그녀가 이 지독한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없을지 마음을 졸이며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몰입의 동력이 됩니다.

 

 


 

3. 남주 분석

 

레지 엔니프 디 발렌틴, 이 남자의 존재야말로 독자들이 수많은 고구마 서사를 견뎌내며 이 소설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유일무이한 핵심이자 가장 거대한 동력입니다. 우리에게 흔히 쓰이는 '도라이'라는 거칠고 강렬한 수식어가 이토록 완벽하게 어울리는 남주인공 캐릭터가 또 존재할까 싶을 정도입니다. 암흑가의 대부나 냉혈한 마피아를 연상케 하는 서늘하고 묵직한 아우라를 풍기면서도, 오직 내 여자라고 낙점한 린지 한 사람만을 향해서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뒤틀린 자상함과 다정함을 보여주는 그의 이중적인 매력은 그야말로 압도적입니다. 수많은 에피소드 중에서도 독자들의 뇌리에 가장 강렬하게 박혀 결코 잊을 수 없는 최고의 명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그가 상처를 입은 척 연기하던 순간일 것입니다. 육체적으로 전혀 다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여주의 마음을 흔들고 동정심을 자극해 자신의 곁에 묶어두기 위해 치명상을 입은 것처럼 치밀하고 처절하게 연기하는 모습은 소름 돋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그리고 걱정하는 여주를 간신히 안심시켜 보낸 직후, 조금 전까지 고통에 신음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차가운 눈빛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던 그 섬뜩한 반전의 순간은 여전히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내가 이렇게 아픈데, 대체 어디를 가려고 그래. 린지, 나를 두고 가지 마. 나는 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거 잘 알잖아. 그러니까 제발 내 눈앞에서 사라지지 마."
- (치명상을 입은 척 연기하며 린지의 발을 묶어두는 레지의 서늘한 대사 중)

치밀하게 계산된 서늘한 연기력과 다정한 연인의 가면 뒤에 숨겨진 잔혹한 소유욕은 독자들에게 이것이 과연 순수한 사랑인지, 아니면 탈출 불가능한 완벽한 사냥인지 끊임없이 반문하게 만듭니다. 린지를 옭아매는 방식이 기괴할 정도로 집착으로 가득 차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여자에게만큼은 한없이 부드러운 그 눈빛은 로판 매니아들의 심장을 저격하는 거부할 수 없는 '최고의 맛도리' 캐릭터성을 완성합니다.

 

 


 

4. 서사 분석

 

작품이 전개되는 서사의 전반적인 구조는 마치 숨 막히는 심리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 정교하고 치밀합니다. 서브 남주와 여주인공 사이에서 파생되는 복잡미묘한 갈등과 관계성은 읽는 이들에게 적당한 인내심과 답답한 고구마를 안겨주지만, 이는 오히려 레지가 보여주는 사이다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잔혹한 대처 방식들을 더욱 극적으로 돋보이게 만드는 훌륭한 장치로 기능합니다. 만약 이 소설에 서브 남주와의 갈등이나 여주의 방황이 없었다면 레지의 압도적인 계략과 집착이 이토록 짜릿하게 다가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원작 소설 '박해받는 엘리자베트'에 예정되어 있던 비극적인 운명의 궤도를 강제로 비틀어버리는 레지의 방식은 분명 거칠고 폭력적이지만, 린지를 향한 그의 뒤틀린 애정만큼은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진심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마음을 복잡하게 흔들어 놓습니다. 슈네스 공작가의 저택이라는 한정되고 폐쇄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두 사람의 팽팽한 심리전은 긴장감을 한순간도 느슨하게 풀어놓을 수 없게 만들며, 이 기묘한 관계가 과연 파국으로 치달을지 아니면 온전한 광기의 결말을 맞이할지 매 페이지마다 신선한 충격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5. 총평 및 한 줄 평

 

한 번 완독하고 난 뒤 두 번을 읽고, 다시 세 번을 정독해도 레지라는 인물이 뿜어내는 독보적인 광기는 매번 새롭고 짜릿하게 다가옵니다. 많은 이들이 일러스트 표지에서 느껴지는 진입장벽 때문에 이 작품을 선뜻 시작하지 못하고 망설이지만, 그 장벽을 기꺼이 넘어서는 순간 당신은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집착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될 것입니다. 여주와 섭남의 서사가 가져오는 약간의 답답함을 남주 레지의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매력이 완벽하게 상쇄하고도 남습니다. 진심으로 이만한 맛도리 남주는 로판 판도를 통틀어 찾기 힘들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뻔하고 평범한 로맨스 서사에 지쳐 조금 더 자극적이고, 조금 더 서늘하며, 오직 여주만을 향해 미쳐있는 집착남주를 원한다면 이 작품은 당신의 서재에 반드시 소장해야 할 인생 필독서가 될 것입니다. 다친 척 연기를 끝내고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벌떡 일어나던 레지의 그 서늘한 눈빛이 아직도 잊히지 않아, 머지않아 저 역시 세 번째 정독을 위해 다시 첫 페이지를 펼치게 될 것 같습니다.

 

 

한 줄 평: "나를 붙잡기 위해 자신의 상처마저 완벽하게 연기하는 남자, 그 지독하고도 아름다운 광기의 덫에 기꺼이 걸려들고 싶어진다."